스타벅스 커피 가격 결정의 진실
2006/06/11 21:36팀 하포드의 '경제학 콘서트'라는 책을 사서 읽고 있는 중입니다. 음악도 듣고 책도 보면서 무료한 백수 생활을 좀 더 영양가 있게 보내기 위해 용쓰고 있는 중입니다. 이제 반 정도 읽었는데, 워낙 경제학에 무뇌한이라서 그런지 아주 쉬운 경제학 입문서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저는 2번을 읽어야 이해가 되더군요. 그 중에서 '스타벅스의 경영전략-가격 결정의 진실'이라는 chapter에 무엇이 커피의 가격을 결정하는지, 비싸도 잘 팔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내용이 있어서 읽은 것을 정리 기록하며 이해하는 의미로 포스트 작성합니다.
(이하 말이 짧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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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와 같은 커피숍은 테헤란로, 명동, 압구정의 전철역 혹은 직장인들이 넘쳐나는 대형 빌딩 1층 등의 최적의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커피의 원가가 커피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미미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우리는 단순히 높은 임대료가 커피 값이 비싼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 임대료가 어떻게 결정되는지, 임대료가 커피 가격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알 수 있다면 우리는 커피가 왜 그렇게 비싼지 정말 알게 될 것이다.
무엇이 커피의 가격을 결정하는가
21세기의 커피숍 문제를 설명하는 최초의 분석은 1817년 출판된 데이비드 리카도(David Ricardo)의 책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리카도의 분석을 이해하기 위해 그가 거론한 사례 중 하나를 살펴본다.('경제학 콘서트'에서는 엑셀, 보브, 코르넬리우스라는 농부 이름과 부셸이라는 무게단위로 설명하였으나 좀더 직관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불암, 일용, 응삼라는 이름으로 바꾸고 우리 단위로 설명한다.) 어느 날 양촌리에 불암이라는 농부가 돈을 내고 기름진 목초지를 빌려 농사를 지어보겠다고 한다. 양촌리 지주들은 그 땅에서 곡식이 아주 잘 될 것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지대를 얼마를 받아야 할지는 결정하기 어려웠다. 그 지역에는 널린 것이 땅이었고 상대적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들은 없었기때문에, 지주들은 지대를 경쟁적으로 깍아주었다. 여기서 알수 있는 것은 자원을 가진 자(지주)가 반드시 힘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농부는 적은 반면 목초지는 많은 상대적 희소성의 상황변화에 따라 힘의 우위 역시 변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 불암의 뒤를 이어 많은 농부들이 이 지역에 들어와 목초지를 빌려 농사를 짓게 되다 보면 남아 있는 여분의 목초지는 없어 질 것이다.
여분의 목초지가 모두 사라진 후 들어온 일용이라는 농부는 목초지에 비해 덜 비옥한 관목지에 농사를 지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일용은 지주들에게 그동안 싼값에 농사를 짓던 불암이나 다른 농부들을 내쫓고 자신에게 목초지를 빌려주는 지주에게 더 많은 돈을 지불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목초지에서 농사를 짓던 농부들은 비옥한 목초지에서 쫒겨나기 싫었기 때문에 서로 임대료를 높여서 지불하겠다고 한다. 일순간 상황이 역전되면서 상대적으로 농부들이 흔해지고 목초지가 희소해 지면서 지주들이 협상력을 갖게 된다.
이렇게 지주들은 지대를 높일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지주들은 임대료를 얼마나 높혀서 받을 수 있을까? 목초지에서 지대를 지불하면서 농사를 지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이 관목지에서 지대를 내지 않고 얻을 수 있는 이익과 같아지는 만큼까지 받을 수 있다. 1년에 목초지와 관목지에서 나는 수확량의 차이가 5가마라면 지대 역시 5가마의 차이만큼 올라가게 될 것이다.
새로운 농부들이 계속들어와서 관목지까지 여분이 없어지게 되어 더 열악한 초원 지대만 남아있는 상황에 응삼이라는 농부가 새로 이주해왔다고 하자. 앞서 벌어졌던 협상이 벌어지리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응삼이가 돈을 내고 관목지를 빌리려고 하면서 관목지 지대는 갑작스럽게 인상될 것이고, 한편 관목지와 목초지의 지대차이는 계속 유지될 것이므로(앞에 설명한 목초지와 관목지의 상황 변화는 없기때문에) 목초지 지대 역시 오르게 된다. 목초지의 지대는 그 곳에서 나는 수확물과 지대가 없는 기타 지역의 수확물의 차이만큼 유지될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기타 지역을 '한계' 토지라고 부른다. 모든 것에 절대적 가치는 없다. 처음에는 최고의 토지이지만 새로 농부들이 농사를 짓기 시작할때는 목초지가 한계토지였고, 목초지가 사라지고 관목지에 농사를 짓기 시작할때는 관목지가 한계토지가 되며, 관목지가 사라지고 초원지대에서 농사를 짓기 시작할때는 초원 지대가 한계토지가 된다. 지대는 한계토지와의 수확량 차이만큼 올라가게 된다. 모든 것이 한계토지에 대한 상대적인 가치다.
커피숍에서도 마찬가지로 데이비드 리카도의 이론에 따르면 단순히 높은 임대료 때문에 커피 값이 비싼것이 아니라, 그럴만한 이유에 의해 임대료가 정해지고 커피 값이 정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싸도 잘 팔리는 이유
커피숍의 상황에 적용하여 한계토지에 대한 상대적 가치로 커피 가격이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의문이 남는다. 위의 설명에 따르면 만약 원래 커피숍의 커피 값이 원가(전기세, 인건비, 원액, 우유, 종이컵값등 포함)에 약간의 마진을 더한 1,000원이라면, 위의 설명에 따라서 테헤란로의 커피 숍에서의 판매수익과 유동인구가 거의 없는 어느 지역의 커피 숍의 판매수익 차이만큼 임대료가 상승하고 커피 가격에 그것이 반영되더라도 이렇게까지 비싼 커피 가격이 설명되지 않는다.
리카도의 이야기에서 목초지와 한계토지 사이의 생산성 차이 외에 한가지 더 주의 깊게 살펴야 할 것은 농업생산성 자체의 중요성이다. 1년에 목초지와 한계토지에서 나는 수확량의 차이가 5가마인데 1가마에 20만원이라면 임대료 역시 100만원 차이가 나게 되는 것이다. 만약 1가마에 100만원이라면 임대료의 차이는 500만원이 될 것이다. 즉 높은 임대료를 받기 위해서는 그 토지에서 나는 곡식도 가치가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커피숍의 경우에 적용해 보면 고객들이 커피에 대해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경우에만 높은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 다른 식으로 말하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커피에 높은 가격을 지불하려는 용의가 높은 임대료의 주요 원인이다.(고객들의 그런 용의가 없는 상황에서 커피 값을 비싸게 받을 수는 없으며, 설사 그런 커피숍이 있다 하더라도 판매가 되지 않을 것이므로 금방 망할 것이다.)
데이비드 리카도의 이런 차액지대론은 커피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경제적 상황들을 단순화 시켜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 준다. 물론 지나친 단순화에 따른 폐해도 있고, 이것이 모든 것을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희소성과 같은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훨씬 많은 것을 망라한 '경제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다.
이렇게 글을 쓰다보니 정리가 되면서 완전히 이해되지 않던 것도 이해가 되네요. 역시 그져 읽거나 듣기만 하고 넘어가는 것 보다는 글을 쓰면서 정리를 해야 확실히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책에는 위에 언급한 것 외에 가격결정에 관한 몇가지 요인과 이론이 더 있지만 데이비드 리카도의 차액지대론을 적용한 설명만했습니다. 이것도 벅차네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커피 가격의 일반론적인 결정과정만을 설명했으나, 가능하면 다음에는 좀더 구체적인 부분까지 설명하는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저도 저의 귀차니즘때문에 장담은 못하지만;;;)스타벅스 커피가 한국에서 더 비싸다는 포스트를 어느 블로그에서 본것 같은데, 아마도 책의 다른 chapter에서 설명하는 '그룹표적화' 정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세한 것은 책을 끝까지 읽어봐야 우리 한국적 상황에 적용해서 이해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을 다 읽으면 기초적인 경제학적 사고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처럼 경제학을 알고는 싶으나 너무 어렵게만 느껴져서 엄두를 못내시는 분들에게 '경제학 콘서트' 추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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